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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혼자하는 공부에 푹 빠진 사람들에게
    Others/Review 2020. 10. 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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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나는 독학파이다

    무언가를 배울 때 가능하면 학원을 가서 배우는 것보다는 혼자 검색하고 책을 보고, 타인을 모방하는 연습을 하는 편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시간과 돈. 학부를 다닐 때에는 그래도 시간적인 여유는 있었지만 일정이 불안정했고, 대학원을 다니던 때에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늘 내가 원하는 시간에, 적은 시간을 들이고, 가능하면 돈이 안 들면서도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다. 오죽하면 권투를 독학하는 법은 없나 찾아보기도 했다(...).

    지금은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고 시간도 안정적이지만, 거꾸로 하고 싶은 게 많아지다보니 독학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게다가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매체(특히 유튜브)가 있다보니 독학하기 쉬워지기도 했다.

     

    세상 놀랍게도 권투 독학하는 영상도 있긴 하다!

     

    유튜브 같은 경우에는 분야도 다양하다.

    캡처 화면처럼 운동영상도 있고, 온갖 외국어, 그림그리기 그리고 인문학까지 있다. 예전에 수업을 듣다가 어떤 명제의 증명을 알고 싶어서 검색해보니 증명까지도 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리고 있다. 비록 영어였지만. 이 정도면 모든 분야의 모든 지식이 다 있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다. 

     

    1. 하지만, 여전히 갈증은 있다

    분명 지식은 널려있다. 공공도서관 뿐만 아니라 대학도서관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 연회비로 이용할 수 있고, 잘 구글링하면 좋은 논문들을 무료로 볼 수도 있다. 경제학과 같은 경우에는 IDEAS처럼 세계의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Working Paper를 올리는 곳도 있으니 최신 연구 동향도 파악해볼 수 있다. 모르는 걸 구글링하면 잘 정리해둔 블로그도 많고, 유튜브에 짧은 시간임에도 잘 정리된 영상도 많다.

     

    그럼에도, 2%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니 경제현상 또는 경제학에 관한 지식을 듣게 되면 자연스럽게 습득이 된다.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과 비교/대조를 해볼 수도 있으니 비교적 쉽게 흡수가 되는 편이다. 하지만 그 외에 지식도 알고 배우고 싶다면. 또는 전혀 배운 적 없고 누가 가르쳐 줄리도 만무한 일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는 교양을 많이 쌓으면 된다고 한다. 지식은 눈덩이가 불어나듯이, 처음 크기는 작아도 일정한 크기 이상이 되면 아주 수월하게 그 크기를 키워갈 수 있으니 우선 많이 배워두면 좋다는 거다.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그러기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이니, 언제 쓰일지 모르는 지식을 배우는 데에 시간을 쓰기 보다는 내 분야라 생각되는 지점만 열심히 알고 공부하게 되기 쉽다. 결국 교양보다는 전문지식으로 빠지게 된다.

     

    그래서 내가 결론은 이렇다.

    독서를 잘 하기 위해서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서하는 방법'을 익히는 게 중요한 것처럼, 혼자하는 공부를 꾸준히 잘 해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독학하는 방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2. 체계적인 독학법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글쓴이는 체계적으로 독학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확히는 오랫동안 독학을 하다보니 얻게 된 경험과 여러 고민들을 아울러 자신만의 독학 체계를 만들었다. 이를 독학의 시스템이라 부르고, 4단계로 나누었다.

     

    독학 시스템의 4단계
    1단계 : 전략_무기를 모으기 위해 공부한다.
    2단계 : 인풋_광범위한 소스로부터 오감으로 행하는 지적 생산
    3단계 : 추상화 및 구조화_통찰로 이어지는 질문과 조합
    4단계 : 축적_효율적으로 지식을 끌어낼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이렇게 보면 어렵긴 한데, 사실 우리가 지식을 얻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울 때 질문을 던지고, 여러 지식을 얻고, 얻은 지식을 잘 정리해서 본질을 이해하고, 이 과정이 새로운 지식으로 쌓는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에서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건 결국 3단계이다.

    물론 어느 하나가 덜 중요하다고는 말 못한다. 뭘 배워야(2단계 인풋이 있어야) 통찰도 생기는 법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3단계가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는 목적은 중요한 통찰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통찰이라는 게 학문의 영역에서는 개념이나 명제와 같은 것일텐데, 꼭 인문학과 같은 영역에서만 통찰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업무에서는 보통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제 업무로 이끌어가는 힘, 아이디어가 실제 쓰임새가 있을지 알아보는 눈이 필요하다. 요컨대 '일머리'가 바로 통찰이라고 볼 수 있다. 일머리가 센스나 본능같은 학습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니, 충분히 배우고 충분히 통찰을 쌓으면 얻을 수 있다고 본다. 

     

    3. 독학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가장 먼저 해주는 말은 구글링부터 하라고 한다(...). 

    짧은 지식에 대해 궁금하다면 굳이 책을 펼쳐서 읽을 것까지는 없으니까. 만약 그 이상이 궁금함이 생기게 된다면 아마 알아서 책도 찾아보고 관련 매체 접해보고 할테니.

    하지만 그 이상의 궁금증이 있고 더 배우고 싶다면, 그 분야를 배우기 전에 독학이 무엇인지 한 번 고민해보라고 말할 것 같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추천해주면 어떨까 싶다. 아무튼 최근에 읽은 실용서적 중에 꽤나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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